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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이더맨: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리뷰-멀티버스 너머, 예술과 감성의 대서사시

by onlyforus001 2025. 7. 30.

영화 개요:

《스파이더맨: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는 2018년 아카데미 수상작 《스파이더맨: 뉴 유니버스》의 후속작으로, 2023년 개봉한 애니메이션 슈퍼히어로 영화입니다. 소니 픽처스 애니메이션과 마블이 협업하여 제작한 본 작품은 마일스 모랄레스와 그웬 스테이시가 멀티버스를 넘나들며 수많은 스파이더맨들과 교차하는 세계 속에서 벌어지는 갈등과 성장을 그립니다. 혁신적인 비주얼, 철학적인 주제, 감정의 깊이가 절묘하게 어우러진 이 작품은 슈퍼히어로 장르의 새로운 경지를 개척합니다.

스파이더맨

예술적 경지에 이른 비주얼, 애니메이션의 한계를 넘다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는 단순한 애니메이션을 넘어, “움직이는 그래픽 노블”이라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예술적인 시각미를 자랑합니다. 전작에서도 찬사를 받았던 코믹북 스타일의 시각효과는 이번 작품에서 한층 더 진화하며, 각 유니버스마다 고유한 비주얼 언어를 적용해 전혀 다른 분위기의 세계를 펼쳐 보입니다. 예를 들어, 그웬 스테이시가 속한 Earth-65는 수채화풍의 몽환적 색채로 구성되며, 스파이더-펑크가 등장하는 세계는 펑크 록 포스터를 연상시키는 콜라주 스타일로 표현됩니다. 이러한 다양성은 캐릭터와 세계관의 성격을 시각적으로 효과적으로 전달하며 관객의 몰입을 돕습니다.

프레임 수를 유동적으로 조절하는 기법도 여전하며, 마일스의 불안정한 감정이 클라이맥스에 다다를수록 화면이 빠르게 흔들리거나 흐려지는 방식으로 표현되어 감정 전달이 더욱 극대화됩니다. 실험적이면서도 정교한 이 연출은 기존의 2D, 3D 애니메이션 문법을 완전히 재해석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많은 평론가들이 “예술 작품 수준의 애니메이션”이라고 찬사를 보낸 이유이기도 합니다.

이처럼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는 단순히 눈을 사로잡는 비주얼을 넘어서, 내러티브와 정서적 흐름을 시각적으로 풀어내는 탁월한 미장센을 자랑합니다. 이는 애니메이션이라는 장르의 기술적, 미학적 진화를 한 눈에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멀티버스 속 정체성의 고민과 성장, 마일스의 여정

영화의 중심은 마일스 모랄레스라는 인물이 겪는 내면의 갈등과 성장입니다. 고등학생이라는 나이에도 불구하고 거대한 멀티버스의 균형을 짊어지게 된 그는, 자신만의 정체성을 확립하려 고군분투합니다. 부모에게 숨겨야만 하는 비밀, 그웬에 대한 애틋한 감정, 그리고 스파이더맨으로서 감내해야 하는 ‘희생’의 운명까지 — 마일스는 단순한 영웅이라기보다 혼란과 고뇌 속에서 선택을 이어가는 평범한 인간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특히 영화 중반부, 수많은 스파이더맨들이 모여 있는 ‘스파이더 소사이어티’에서 벌어지는 장면은 단순한 팬서비스를 넘어서, ‘스파이더맨의 운명’이라는 개념을 전면에 내세웁니다. 이곳에서 마일스는 “누구나 어떤 희생을 치러야만 진정한 스파이더맨이 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강요받고, 자신이 겪은 고통이 정당화되지 않는 상황에 직면합니다. 이는 영웅서사의 전통적인 구조에 대한 질문이자, 개인의 자유의지와 숙명 사이의 충돌을 상징적으로 드러내는 중요한 장면입니다.

마일스는 결국 자신이 정해진 길을 따르지 않고, 운명을 거부한 채 새로운 가능성을 향해 나아가기로 결심합니다. 이는 단순한 반항이 아닌, 자신만의 방식으로 영웅이 되려는 의지의 표명이며, 그 결단은 후속편에서 본격적인 대결로 이어질 예정입니다. 이처럼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는 마일스의 개인적 성장이 곧 멀티버스 전체의 서사와 직결되는 서사 구조를 취하며, 대중성과 철학성을 동시에 구현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서사의 확장성과 후속편에 대한 기대, 그리고 감정의 여운

본 작품은 전통적인 삼막 구조(서두-전개-결말)에서 벗어나 ‘2부작 중 전반부’에 해당하는 구성으로 마무리됩니다. 영화는 명백한 ‘클리프행어’로 종료되며, 후속작인 《비욘드 더 스파이더버스》에 대한 궁금증을 증폭시킵니다. 마일스가 잘못된 유니버스로 도착하고, 그곳에서 자신과 유사하지만 다른 인물과 조우하는 장면은 영화 전체의 정체성, 그리고 멀티버스의 복잡성을 상징적으로 드러냅니다.

또한, 그웬 스테이시의 시점이 더욱 강조되며, 그녀 역시 독자적인 내면을 가진 존재로 자리 잡습니다. 자신의 세계에서 소외되었던 경험, 마일스를 향한 복합적인 감정, 그리고 ‘스파이더 우정’에 대한 새로운 정의는 관객들에게 또 다른 공감과 여운을 남깁니다. 이로써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는 단순히 마일스의 이야기만이 아닌, 모든 스파이더맨들의 이야기를 포괄하는 서사로 확장됩니다.

음악 또한 본 작품의 감정선을 섬세하게 지탱합니다. 힙합, 일렉트로닉, 오케스트라 등이 혼합된 사운드트랙은 감정의 고조와 장면의 전환을 유려하게 연결하며, 특히 마일스와 그웬의 테마곡은 감성적 울림을 배가시킵니다. 이러한 사운드와 비주얼, 서사가 삼위일체를 이루며 영화는 단순한 오락을 넘어 예술적 깊이를 가진 작품으로 완성됩니다.

맺음말

《스파이더맨: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는 단순한 후속편이 아니라, 전작의 성취를 뛰어넘는 예술적 완성도와 철학적 깊이를 갖춘 애니메이션입니다. 캐릭터의 정체성과 자유의지, 멀티버스의 복잡성과 다양성을 정교하게 엮어낸 이 영화는, 슈퍼히어로 장르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개성 넘치는 비주얼, 성숙한 내러티브, 감각적인 음악과 강렬한 여운은 관객에게 단순한 관람 이상의 경험을 선사합니다. 다가올 후속편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는 마블 세계관 속에서 가장 독창적이고 아름다운 여정을 남긴 걸작으로 오래 기억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