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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림]리뷰 - 희망은 불가능 속에서 피어난다

by onlyforus001 2025. 7. 19.

영화 개요: 2023년 개봉한 영화 《드림》은 이병헌 감독이 연출하고 박서준, 아이유(이지은) 주연으로 참여한 휴먼 코미디 드라마입니다. 실제 홈리스 월드컵을 소재로 한 이 작품은 축구와 다큐멘터리를 매개로, 삶의 밑바닥에서 다시 일어서는 사람들의 여정을 유쾌하면서도 따뜻하게 담아냅니다.

드림

희망을 향한 여정, 그 첫걸음의 의미

《드림》은 시작부터 평범하지 않습니다. 주인공 윤홍대(박서준 분)는 국가대표 축구선수 출신이지만, 어느 순간 돌발 행동으로 사회적 지탄을 받게 됩니다. 감독직을 맡게 된 그는 자의 반 타의 반으로 '홈리스 축구팀'을 이끄는 임무를 맡으며 영화가 본격적으로 시작됩니다. 이 설정만으로도 충분히 흥미롭지만, 영화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각 등장인물의 사연을 섬세하게 풀어내며 관객의 몰입을 이끕니다.

홈리스라는 단어는 단순히 주거 공간이 없는 사람들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영화 속 인물들에게는 과거의 실패, 가족과의 단절, 사회에서의 소외를 의미하기도 합니다. 이들의 축구팀은 단순한 스포츠 활동이 아닌, 다시 세상과 연결되는 통로이며, 잃어버린 자존감을 회복하는 장치입니다.

이병헌 감독은 현실을 정면으로 마주하면서도 지나치게 무겁지 않게 이야기를 이끌어 갑니다. 홈리스라는 사회적 문제를 다루면서도 따뜻한 유머와 인간미로 가득한 연출은 관객의 감정을 자극하기에 충분합니다. 특히 윤홍대가 처음에는 탐탁지 않게 여겼던 선수들을 점차 이해하고 진심을 다해 팀을 이끄는 모습은 성장의 드라마로서도 매우 감동적입니다.

이 첫 번째 여정의 의미는 결국 변화입니다. 외부적인 성공보다 중요한 것은 내면의 성찰과 사람 사이의 신뢰라는 메시지를, 영화는 부담 없이 그러나 단단하게 전달합니다. 스포츠는 도구일 뿐, 진짜 드라마는 사람의 마음 속에서 벌어진다는 사실을 《드림》은 잊지 않고 관객에게 상기시킵니다.

인물과 연기의 시너지, 캐릭터의 진정성

《드림》에서 가장 빛나는 점 중 하나는 바로 배우들의 열연입니다. 특히 박서준과 아이유의 조합은 의외의 신선함을 자아냅니다. 박서준은 늘 강하고 단단한 캐릭터를 주로 맡아왔지만, 이번 영화에서는 다소 경솔하고 미숙한 지도자로 등장하여 점차 진심을 다해 변해가는 모습을 설득력 있게 그려냅니다.

반면, 다큐멘터리 감독 역할을 맡은 이소민(아이유 분)은 냉소적이면서도 냉철한 시선을 유지하지만, 점차 선수들의 삶에 감화되어가는 모습을 섬세하게 표현해 냅니다. 아이유는 음악 활동 외에도 배우로서 입지를 다져왔는데, 《드림》에서는 그 성숙한 연기력이 돋보입니다. 복잡한 감정을 과하지 않게 표현하며, 진정성 있는 캐릭터를 완성해 냅니다.

그 외에도 축구팀을 구성한 여러 배우들—김종수, 고창석, 정승길 등—은 각자의 인생을 짊어진 인물들을 깊이 있고 유쾌하게 그려냅니다. 이들의 다양한 사연은 영화의 현실감을 더하며, 관객이 단순한 '스포츠 영화'를 넘어선 인간 드라마에 몰입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연기 외에도 인물 간의 케미스트리 역시 주목할 만합니다. 박서준과 아이유 사이의 대립과 협업, 그리고 선수들과의 유대는 영화의 감정선을 자연스럽게 끌고 가며, 보는 이로 하여금 마치 하나의 다큐멘터리를 지켜보는 듯한 착각마저 들게 합니다. 그것이 바로 이 작품의 힘이기도 합니다. 현실을 바탕으로 한 이야기이기에, 배우들의 진정성이 무엇보다 중요한 요소였고, 《드림》은 이 점에서 높은 완성도를 보여줍니다.

웃음과 감동, 그리고 사회적 메시지의 균형

《드림》은 웃음을 유도하면서도 감동을 선사하는 균형 감각이 탁월한 영화입니다. 이는 이병헌 감독 특유의 연출 스타일에서 기인합니다. 그는 《극한직업》, 《스물》 등에서 이미 코미디와 드라마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연출력을 보여준 바 있습니다. 이번 작품에서는 사회적 메시지를 놓치지 않으면서도 유쾌함을 잃지 않도록 신중히 조율합니다.

영화의 중후반부로 가면서 홈리스 월드컵 대회 자체가 단순한 승부를 위한 자리가 아니라, 인생을 되찾기 위한 무대라는 것이 명확하게 드러납니다. 참가자들이 다시 삶을 믿고 한 걸음 내딛게 되는 순간순간은 관객에게도 큰 울림을 줍니다. "꿈을 꾼다는 건, 살아 있다는 증거다"라는 메시지는 영화가 전하고자 하는 핵심 철학이며, 이는 모든 관객이 공감할 수 있는 보편적 진실이기도 합니다.

또한 영화는 다큐멘터리 촬영이라는 장치를 통해 이야기의 신뢰성을 높이는 동시에, 관객이 마치 현장을 함께하는 듯한 감정을 느끼게 합니다. 카메라 안팎에서 벌어지는 인물들의 이야기와 갈등은 극적인 효과를 넘어선 진정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드림》은 단순한 스포츠 영화, 단순한 코미디를 넘어선 인간 회복의 서사이자, 공동체의 의미를 되새기게 하는 작품입니다. 세상의 가장 낮은 곳에서 피어난 희망의 이야기는, 우리가 잠시 잊고 살았던 인간성의 본질을 다시금 되새기게 합니다. 결국 《드림》은 웃음으로 시작해 눈물로 끝나는, 그러나 보는 이의 마음을 따뜻하게 만들어주는 영화입니다.